난자냉동, 5년 지나면 버려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난자를 얼려 두면, 언제까지 보관할 수 있을까요? 일정 기간이 도래하면 못 쓰게 될까요? 난자냉동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은 궁금할 법한 질문들인데요. 이번 egg.letter에서는 이 질문에 얽힌 오해 하나씩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난자냉동, 5년 지나면 버려야 할까요?

“얼려 둔 난자, 5년 지나면 다 버려야 한대.” 혹시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정말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법에는 난자냉동 시 보관 기간의 상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관 기간은 본인이 정하고, 이후에도 바꾸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만큼 보관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오래 둘수록 난자가 상하지는 않을까요? 이 또한 역시 아닙니다. 난자는 영하 196℃ 액체질소 속에서 사실상 시간이 멈춘 상태로 보관되기 때문입니다. 냉동난자 4만여 개를 분석한 연구(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2023)에서도, 보관 기간이 최대 8년까지 길어져도 해동 후 생존율과 임신율, 출산율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꽤 오랜 기간 보관한 난자를 녹여 사용한 사례도 있습니다.
- 14년 6개월 보관 후 사용 🇦🇷: 아르헨티나의 한 여성은 1999년 24세에 난자를 얼렸다가, 2013년 38세에 해동해 사용했어요. 이 사례는 2014년 보고 당시 냉동난자로 아이가 태어난 가장 긴 보관 기록이었습니다.
- 13년 보관 후 사용 🇧🇷: 브라질의 한 여성은 2008년 36세에 난자를 얼렸다가, 13년 뒤인 2021년 49세에 해동해 사용했어요. 출산을 미루기 위해 미리 얼려 둔 난자였는데요. 이 난자 역시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럼 ‘5년’은 어디서 왔을까요?
5년은 바로 배아의 보존 기간이에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배아를 5년 이내로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잠깐, 난자냉동과 배아냉동의 차이를 알고 계셨나요? 난자는 정자와 수정되기 전의 생식세포이고, 배아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상태를 말해요. 따라서 난자냉동은 난자만으로 가능하지만, 배아냉동은 수정에 필요한 정자가 있어야 합니다.

| 난자냉동 | 배아냉동 | |
|---|---|---|
| 얼리는 것 | 수정 전 난자 | 수정된 배아 |
| 필요한 것 | 난자 | 난자 + 정자 |
| 국내 보존 기간 | 법적 상한 없음 | 5년 이내 |
그럼 왜 난자냉동 이야기에 배아의 보존 기간 기준이 따라붙을까요? 그동안 난자냉동은 주로 난임 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의 한 과정으로 다뤄져 왔어요. 그러다 보니 배아냉동의 기준이 난자냉동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처럼 잘못 알려지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라마다 다른 난자 보관 기준
해외의 난자냉동 보관 기한은 어떨까요? 한국과 미국, 일본처럼 난자냉동 시 보관 기한을 법으로 정해 두지 않은 나라도 있지만, 기한을 두는 나라도 있습니다. 영국은 최대 55년까지, 프랑스는 45세 생일까지 냉동한 난자를 보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난자로 임신할 때의 몸 상태를 함께 고려한 기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 국가 | 난자냉동 보관 기준 |
|---|---|
| 🇰🇷 한국 | 법적 상한 없음 (본인이 정함) |
| 🇺🇸 미국 | 연방 차원의 법적 상한 없음 (병원과의 계약으로 정함) |
| 🇯🇵 일본 | 법적 상한 없음 |
| 🇬🇧 영국 | 최대 55년 보관, 10년마다 동의 갱신 |
| 🇫🇷 프랑스 | 45세 생일까지 보관 가능 |
국가별 법령 및 지침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닌데요. 예로 영국은 2022년 7월 전까지 선택적 난자냉동(의학적 사유가 아니라 선택과 필요에 의해 진행)으로 얼린 난자를 최대 10년까지만 보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10년마다 갱신하며 최대 55년까지 보관할 수 있습니다. 난자냉동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보관 기준도 다양한 상황을 아우를 수 있도록 바뀌어 온 것입니다.
“5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는 말, 이제는 조금 다르게 들리시죠? 얼려 둔 난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얼린 상태 그대로 보존됩니다. 그래서 난자냉동을 고민할 때 보관 기간보다 먼저 떠올리면 좋은 건 ‘몇 살에 얼리느냐’예요. 지금의 몸 상태와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떠올려 보며, 나에게 맞는 때를 차근차근 찾아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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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냉동 101, 얼린 사람들의 데이터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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